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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.06.03
K-1 / tamron 28-75
본가에 내려갈 때마다
무거워도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간다.
몇 해 전
아는 형님의 아버님 장례식에서
'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녔으면서
정작 가까이에 있는 부모님 사진은 찍지 않았는지,
보고 싶을 때 꺼내볼 일상적인 사진이 없다는 것이 후회가 된다.'며
했던 그 말이 뇌리에 박혀서
번거로워도 항상 챙겨다녔다.
그런 거 그냥 폰카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는 것인데
그게 더 자연스러운 것인데
굳이 카메라를 챙겨가서는 정작 또 찍지를 않는다.
아예 가방에서 꺼내지 조차 않는다.
그러다 후회하고 말겠지...
그러다 부엌에서 밥짓는 어머니의 모습,
마당에서 텃밭 가꾸는 아버지의 모습이 사무쳐
가슴을 치는 날이 오겠지...
꼭 사진을 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.
오히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서
추억할 것이 적기 때문에
사진이라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.
그렇지만 나는
아직도 어색하고 겸연쩍어서
부모님과 살가운 대화조차 잘 나누지 않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