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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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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-1 / m50.4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 休 家  

 

말 그대로

휴가를 받아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다.

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총 열흘을 쉰다.

남들은 그 긴 연휴 동안

"여행이라도 가야지 않겠냐"

부럽다 한다.

그것도 해외여행이나 제주도를 얘기한다.

 

여행이라...

 

글쎄, 덥다.

제주도야 말로 덥다하지 아니할 수 없지아니한가 말이다.

여름도 아닌데 더워서 어딜 나다니고 싶지가 않다.

뭐 덥지 않은 곳에 여행을 가면 되지 않겠냐겠지만

마음이 덥다.

 

내게 덥다는 것은 뜨겁다는 것과는 다른

나른함과 나태함을 내포하고 있다.

 

어딘가에 가서 꼭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휴가야 말로

진정한 휴식이 아닐까?

 

하루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뒹굴거라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

똥마려우면 똥싸는 그런 원초적인 일로 하루를 보내고

또 하루는 그간 못했던 잉여로운 독서와 음악감상과 영화감상을 즐기고,

또 하루는 그간 누리지 못했던 다음날 출근 압박에서 벗어난 밤의 호사를 누리며

잉여롭게 아침해를 맞는 것이

내게는 최고의 휴가이다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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