읊(247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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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2017.11.04 K-1 / tamron 28-75 내가 앓고 있던 우울증이 우울함 때문이 아니라 공황장애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깨달았다. 이 공황장애의 시작은 불면증이었고, 잠못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공포가 되어 나를 잠식해버렸다. 잠이 안오면 그냥 안자버리면 된다. 그렇게 생각했다. 그렇게 10년을 버텼다. 이제 한계가 된 것인지... 꽉찬 불혹이 되어 갱년기 장애가 온 것인지 그냥 잠이 올 때 까지 안자고 버티는 것이 다음날을 더욱 힘들게 하고 말았다. 잠이 안오면 그냥 이 밤을 기꺼이 즐기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.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고 그 무엇에도 집중할 수가 없는 지금의 이 밤 말고... 무엇을 하든 가는 시간이 아까운 그런 밤이고 싶다. 그런데 지금은 그저 이 밤이 ..
2018.01.08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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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2017.06.03 K-1 / tamron 28-75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무거워도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간다. 몇 해 전 아는 형님의 아버님 장례식에서 '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녔으면서 정작 가까이에 있는 부모님 사진은 찍지 않았는지, 보고 싶을 때 꺼내볼 일상적인 사진이 없다는 것이 후회가 된다.'며 했던 그 말이 뇌리에 박혀서 번거로워도 항상 챙겨다녔다. 그런 거 그냥 폰카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는 것인데 그게 더 자연스러운 것인데 굳이 카메라를 챙겨가서는 정작 또 찍지를 않는다. 아예 가방에서 꺼내지 조차 않는다. 그러다 후회하고 말겠지... 그러다 부엌에서 밥짓는 어머니의 모습, 마당에서 텃밭 가꾸는 아버지의 모습이 사무쳐 가슴을 치는 날이 오겠지... 꼭 사진을 남기는 것만이 능사는..
2017.12.27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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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2017.01.03 K-1 / 40LTD 며칠 남지 않았구나 이제는 만으로도 삼십대라고 우길 수 없는 꽉찬 불혹이 된다. 여전히 나는 세상 모든 것이 유혹, 의혹, 미혹투성인데 말이다.
2017.12.27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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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저기 집이 보인다. 고작 몇 걸음이면 다다를 그 길이 무에가 그리 험하다고 나무등걸에 기대 숨어 머리만 빠꼼히 내밀고 있느냐. 겨우 몇 그루 나무가 무섭더냐. 흐드러진 꽃을 밟기가 저어하더냐. 저기 집이 보인다. 멀리 머얼리 돌아 찾아온 그 곳이 허청한 것은 아직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임이라 어쩌면 가고 싶지 않은 생각일 지도 모름이라 그도 아니면 나를 찾지 않기를 바람이라 저기 집이 보인다. 나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그 누구의 집도 아닌 집이 보인다.
2014.03.08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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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창으로 토각토각 빗방울의 발소리가 새어든다.
2013.09.15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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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지난 주말 안면도를 다녀와 서울에 도착했더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. 지독하게 길게 느껴졌던, 혹독한 무더위의 올 여름이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막상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려 하니 어째 서운한 감이 들더라.
2013.08.20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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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지난 날을 돌이켜 무엇 하겠느냐마는 왜 아름다운 시절은 한여름 찬바람 같이 이리도 짧은 것인지, 그 시절이 야속하여 흐르던 눈물이 너에게 고여버렸다.
2013.07.26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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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풀향기 나는 새벽 푸른 해 어스름 잎새 위에 이슬 굴러가고 그 향기 발끝에 닿을 때 가늘게 뿜어지는 입김 사이로 새나오는 낮은 목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참새의 지저귐과 반짝이는 바람
2013.07.05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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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 2012. 06. 03 d80 / 18-55 DX ▒ 바람이 손에 감기던 날 다시 올까 싶던 이 곳에서 바람 한 줌 고이다.
2012.06.04