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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아이들이 배우가 되고 우리는 관객이 되어 한참동안 신나고 즐거운
웃음소리에 빠져있었다.
나도 멍하니 웃으며 쳐다보다가
a50.4 렌즈를 물리고 있던 카메라를 눈에 가져갔다.
렌즈를 바꿀까하다가 그냥 이 카메라를 눈으로 가져가서
포커스 링을 돌리면서 왼쪽눈으로는 아이들을 주시하면서
오른쪽눈으로는 포커스를 맞춰가면서
입으로는 미소를 띠면서
셔터를 눌렀다.
첫 샷에 낙엽싸움이 찍혔고
1.4였던 조리개 수치탓에 초점이 맞지 않았으리라 생각해서
2.0으로 조금 조이고 다시 찍었지만 첫 샷만한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.
고정된 사물을 찍지 않은내 사진의 절반은 우연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