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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. 9. 11. 01:19ㆍ200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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카메라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다.
한 달 동안 손도 안대고 있었더니 그리 되었다.
오래된 건전지를 만질 때의
그 찌릿찌릿 한 듯 하면서도
까끌까끌하고 미끈미끈한 느낌.
그렇다, 누액이다.
그걸 뭐라고 부르는 지 모르겠지만
뭐라고 부르건 그 액이 불쾌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.
손을 씻고 와도 왠지 그 액이
지문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것같아 찜찜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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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방전이 되었다.
두개골 어딘가에 미세한 금이 가있던 것이
결국엔 빠작하고 깨어져 버린 게 아닌가고 생각이 든다.
어째 뇌수도 흘러나와 머리가 가렵고
끈적거리는 느낌까지 드니
이건 필시 방전에 의한 누액이 분명하다.
자주 무언가를 까먹고, 건망증도 심해졌고
무엇보다 생각이란 걸 깊게 하지를 못 한다.
가끔 이런 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.
쓸데없는 고민 따위 하지 않을 수 있으니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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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터리야 충전하면 된다.
누액...
그건 아무래도 여름이다 보니
습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.
문제는 내 깨어진 두개골에서 새어나간
뇌수와 뇌세포들이겠지.
어릴 때 보던 TV 만화 시리즈 중에
"초자력 충전" 이라고 외치면
호신강기를 부린 것처럼
힘이 생기는 히어로가 있었다.
이름은 기억이 안난다.
쟝고였던가?
나도 그 양반처럼
수퍼히어로까지는 아니더라도
무언가 주문을 외면
머리가 핑핑 돌아갔음 좋겠다.
"IQ 충전"
이라고 외쳐야 할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