...
저기 집이 보인다.
고작 몇 걸음이면
다다를 그 길이
무에가 그리 험하다고
나무등걸에 기대 숨어
머리만 빠꼼히 내밀고 있느냐.
겨우 몇 그루 나무가 무섭더냐.
흐드러진 꽃을 밟기가 저어하더냐.
저기 집이 보인다.
멀리 머얼리 돌아
찾아온 그 곳이 허청한 것은
아직
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임이라
어쩌면
가고 싶지 않은 생각일 지도 모름이라
그도 아니면
나를 찾지 않기를 바람이라
저기 집이 보인다.
나를 기다리던
사람들이 사라져 버린
그 누구의 집도 아닌
집이 보인다.